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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 후기

과학동아천문대를 경험하신 분들의 생생한 리얼스토리입니다.
내 인생의 첫 천문대 방문
유영은 2014.02.27 2,087

새벽에 나가서 저녁 늦게 퇴근하는 삶이 이제 딱 2년이 되었습니다.

내가 즐겁게 살기 위해 일을 하는건지

아니면 일을 하기위해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것인지 하는 고민이 한창 무르익었던 어느 날.

주차장 밖으로 보이는 천문대를 발견하고는 '아,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창밖의 별과 달도 보고 별자리를 찾아보겠다고 하던 그런 아이었는데

스물 여섯 내 인생이 너무 재미없이 허비되고 있다는 생각에

어린 시절의 설레임을 다시 느껴보고자 '별과 별자리'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천문대에 가서 별 구경을 한다고 하면 차타고 멀리 가야된다고 생각했는데

서울 용산에서 별 구경을 하게된다는게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

친구와 오랜만에 누리는 여유라 마음이 한껏 들떠있었지요.

날씨도 춥고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이던 지난 2월 22일.

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보니 아이와 함께 온 사람들도 많았고 연인들도 있더라구요.

수업을 진행해주시는 선생님이 들어와 이런 저런 질문도 하시고

개념 정리와 함께 컴퓨터를 이용해서 수업을 하셨는데요

미래의 하늘부터 과거의 하늘 그리고 우주에서 바라보는 모습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수업에 사용하셨던 프로그램이 하늘의 별지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별의 시간에 따른 움직임도 볼 수 있었고 정말 감탄했습니다.

수업이 조금 늦은 시간이라 앉아있는게 조금 피곤 할 수도 있었는데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들 푹 빠져있었죠.

그리고 옥상에 올라가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하늘을 관찰 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갔던 날에는 목성과 시리우스를 보고 오리온 자리까지 찾아서 그려보는게 미션이었는데요

하늘이 맑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롱하게 빛나는 별들을 본 순간 다들 감탄사가 절로 터졌더랬지요.

목성의 무늬도 선명하게 보이고 4개의 위성도 뚜렷하게 보이고

성단도 찾아주시고 반짝이는 시리우스를 찾는 방법도 알려주시고

한가지 신기했던 점은 별 지시기라고 불리는 녹색 레이져였는데 밤하늘을 쭉 벋어 별을 콕 찍어주실 때

괜히 신나고 좋더라구요

서울 하늘에서도 이렇게 별을 볼 수 있다는게 정말 좋았습니다.

주 관측실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내가 보고 싶은 별의 움직임에 맞춰서 조금씩 망원경이 움직인다는 것도 신기하고

천장이 돌아가는 것도 지붕이 열리는 것도 어린시절 변신 로보트를 보던 그런 마음이랄까요.

프로그램이 끝나고는 우리가 본 목성의 모습을 카메라에 남겨주시기도 했는데

역시 눈으로 보는 그 감동이 최고있것 같아요.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넓고 넓은 우주의 많고 많은 은하가운데 우리은하.

그리고 그 안의 지구 그 안의 나.

자연 한 가운데 서있는 내가 겸손해지는 그런 시간이기도 했고 많은 생각이 들었던 밤이었지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사람들에게 하루종일 자랑하고 사진도 보여주고 그러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용산 천문대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아직 잘 모르고 있다는게

안타까운 마음에 여기저기 입소문 내고 있네요.

이제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을을 위한 별자리 학교가 시작된다고 하던데

어른들을 위한 수업도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는거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녀온지 일주일 이 되어가는 지금도 아직 좋은 기운이 많이 남아 다시 즐겁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답니다.

다른 분들도 반짝반짝 빛나는 하루하루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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