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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 후기

과학동아천문대를 경험하신 분들의 생생한 리얼스토리입니다.
아이와 우주를 통해 추억을 만들다.(동아사이언스 천문대를 가다.)
최주영 2014.01.06 2,234

나에게 별이란 추억이고 그리움이다.

고등학교때 천문동아리를 경험했기에 더 그렇다.

아이에게도 별 그리고 우주는 아름다운 곳으로 알게 해주고 싶었다.

처음으로 아이는 하늘의 달과 인사를 하게 했고 그 이후로 보름달이 뜬 날이면 환호성을 질렀다.

집안의 불을 끄고 난 이후에 방안을 밝히는 달빛은 너무도 환상적이었다.

맑은 밤하늘을 올려다 보던 어느 날 엄마 하늘이 파란색이네

나는 그 말이 너무 반가웠다. “맞아, 맑은 밤하늘은 푸른빛이 난단다..”

하늘의 달과 별을 좀 더 가깝게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천문대를 가고 싶었다. 하지만 거리도 멀고 도착했을 때 날씨 때문에 보지 못하게 되어 힘든 경험이 될까 걱정이 됐다.

우연히 알게 된 동아사이언스 천문대 개관 소식은 정말 기쁜 소식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해바라기 프로그램은 더욱 마음에 들었다. 5살 어린 아들에게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이해하기엔 힘들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해바라기 프로그램은 천체를 첫 경험하는 아이에게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천문대 예약하고 설레이면서 불안하기도 하였다. 혹시나 어렵거나 지루하면 어쩌지라는 걱정때문이었다. 어린 조카들도 함께 가기로 예약했기에 더더욱 불안했다.

25일 아이와 나는 용산에 있는 동아사인언스 다빈치 룸으로 향했다.

다빈치룸에 들어선 순간 아이는 전시되어 있는 망원경을 만져보고 강의가 시작되자 눈빛을 반짝이며 집중했다. 강사님의 명강의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집에 돌아와 태양관련 책을 읽는데 너무도 쉽게 이해될 정도였고 초등학교 1학년인 조카는 태양계 행성을 그림으로 그려 소책자를 만들 정도로 관련 지식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즐거운 강의시간을 마치고 옥상에 올라가 천체 관측관에서 태양의 흑점을 관찰하고 보조 관측실(야외관측소)에서 홍염을 관찰하였다. 망원경으로 관측한 태양은 그림 같았다. 아이는 오렌지 색이라며 태양을 본 소감을 말하였다. 홍염은 망원경으로 보니 손톱 같은 모양이었다. 나중에 한번 더 보았는데 조금 전에 보았던 위치와 다른 곳에 홍염이 나타나있었다. 비로소 태양의 실물을 보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번 망원경으로 태양관측을 해보더니 자연스럽게 한쪽 눈을 감고 망원경을 보는 아이였다. 지금도 가끔씩 아이는 태양을 볼 때 가리고 보는게 뭐지? ..필터라고 하지? ” 라며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곤 한다.

천체 투영관에서 본 하늘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하늘을 조금 더 가깝게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지로 보여지는 천체의 모습은 아이들이 관찰하기에 더 익숙한 환경이었던 듯하다. 어둠에서 오히려 더 집중하는 아이들을 보며 다가오는 여름에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보여주고 싶다.

해바라기 체험은 너무나 즐거웠다. 익숙하지만 제대로 바라볼 수 없던 태양을 자세히 볼 수 있었고 명강의로 태양을 관측하는 즐거움은 더더욱 컸다.

휴식시간에 다빈치 룸에 나왔다가 맞은편에 보이던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얼굴과 딸깍소리가 나지 않게 닫지 않으면 저절로 열리는 최점단 시스템을 갖춘 사무실을 보았다. 곳곳에 유머와 센스가 넘치는 그곳이 태양관측의 첫 장소로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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