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천문대 후기

과학동아천문대를 경험하신 분들의 생생한 리얼스토리입니다.
도시에서 별을 보다
조효순 2013.12.19 2,050

큰아이 (초등2학년)는 어린이 과학동아 열혈팬이다. 잡지가 오는날에는 모든일을 접어 두고 푹 빠지기 일쑤이다. 특히 천문학에 관련된 기사를 좋아하는데 과학동아를 신청한 이유도 바로 그때문이었다. 천문학이라고 쓰여 있는 책들은 무조건 읽는, 앞으로의 꿈이 천문학자인 아들을 위해 맞벌이 부부인 우리들은 쉬고 싶은 일요일을 반납하고 <별바라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용산 천문대로 향했다. 서울 하늘에서도 별을 볼 수 있다는 소식에 가장 반가워 했던 큰 아들 지민이는 강의도 빠짐없이 듣기위해 본인 스스로 필기도구도 챙기는 열의를 보였다.우리 두 아들들은 도착해서는 맨 앞에 앉아 강사님들의 열정적인 강의에 푹 빠져 주의깊게 듣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되어 엄마로서 흐믓함을 느끼게 하였다.옥상에 마련해 있던 야외 관측소와 천체관측관에서 직접 다양한 별자리들을 보고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아이들.사실 어른들도 망원경으로 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던 터라 아이들 보다도 더 좋아했던 부모님들의 그런모습에 서로 재미있어했다. 천체투영관에서는 다채로운 별의 영상을 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기쁨이 배가 되었다. 목성을 볼 수 없어 무척 아쉬워 했지만, 늦은 밤까지 진행되었던 흥미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한 우리 아이들은 힘든줄도 모르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계속 그날 보았던 여러가지 별에 대해 수다를 늘어 놓았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학원에서 학교로, 다시 돌아오면 숙제에 지쳐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어른들이 막는 것 같아 가슴한편이 시려왔다. 어른들도 망원경이 아니더라도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여유가 그동안에 있었던가 싶다. 아이들은 벌써 <해바라기> 행사에 신청해달라고 아우성이다.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용산천문대에서 또 보내야 될 듯 싶다.

댓글 0